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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d Life/쉬고

Semiahmoo Resort


 

시애틀에서 두 시간 남짓 위쪽으로 올라가면 캐나다와 국경을 맞댄 블레인 지역이 나온다. 아직 COVID-19 때문에 닫힌 국경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캐나다를 갈 순 없지만, 캐나다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리조트가 있다. 그곳은 바로 Semiahmoo Resort. 캐나다가 보인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갑자기 가고 싶었다. 캐나다에 무슨 특별한 로망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그랬나 모르겠지만. 뭔가 여행에 대한 욕구가 내 안에 있었나 보다.

 

리조트 주변

리조트가 있는 지역으로 들어갈 때 풍광이 정말 좋다. 제주도 해안도로를 달리는 기분이 든다. 옆으로는 사람들이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있고, 푸른 바다가 넘실대고, 우리 차도 달리고 있으니까.

 

음식도 전망도 굿. 어린이는 그림일기 삼매경

4시부터 체크인 가능하다고 신신당부하는 메일이 와서 리조트 주변에서 빈둥대다가 30분 전에 물어보니 예약한 방에 들어갈 수 있다며 체크인해줬다. 짐 풀고 바로 수영장에 가서 아이와 신나게 놀고 바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리조트 안 Packers Kitchen에서 먹었는데 미국에서 먹어 본(몇 번 안 먹어보긴 했지만) 크림파스타 중에 가장 맛있었다. 캐나다가 보이는 자리에 앉아 오랜만에 생맥주를 마시며 여행 온 티도 좀 내고. 

 

저 멀리 캐나다에 불이 켜진다

조개껍질이 잔뜩 든 유리병 안에 전등이 꽂혀 있었는데 아이가 왜 조개껍질을 여기에 넣었냐고 물어서 왜 그랬을까 서로 상상놀이를 하다가, 누군가가 해 지는 해변에서 연을 날리는 걸 봤다. 창가에 앉아 해 지는 모습을 보며 아이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남편은 이미 취침), 파도 소리를 들으며 '조개껍질 묶어' 노래를 한참 불렀다. 사방이 어두워지고 저 멀리 캐나다엔 불이 환하게 반짝였다.

 

다음 날 아침은 리조트 안 Seaview Cafe에서 베이글과 크로와상과 커피를 먹었는데 그냥 그랬다. 7시부터 여는 곳은 리조트 안에 여기뿐이라 간 거였고, 주말에 조식을 제대로 먹고 싶다면 8시부터 여는 Great Blue Heron을 가거나, 아예 블레인 다운타운 쪽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아이가 너무 좋아해서 아침에 수영장을 또 갔다가 방을 정리하고 11시에 체크아웃했다.

 

  • 숙박 : June 5 - 6, 2021
  • 객실 : Waterview Junior Suite
    - 거실이 나뉜 형태가 아니므로 굳이 스위트룸 필요 없을 듯. 워터뷰는 강추
    - 커피포트 없고, 큐리그 커피머신은 있음
    - 칫솔, 치약, 실내슬리퍼 당연히 없음
    - 냉장고에 물 한 병도 없이 비어있음
    - 전체적으로 조금 낡았으나 막 더럽지도, 그렇다고 엄청 깨끗하지도 않음
  • 비용 : $400.01 (디너 포함 비용이고, 패키지에 $50 크레딧이 있어서 적용됨. 카페는 따로 계산)
  • 비고
    - 저녁에 작은 모닥불을 여럿 피워서 마쉬멜로우를 구워먹는다고 했는데 바람이 너무 불어서 취소됨
    - 리조트 들어가다 보면 휴대폰이 캐나다 통신사로 로밍됨. 데이터무제한 요금제 아닌 분은 와이파이만 켜시길